故 홍기선 감독의 또 한 번의 고발
‘1급 기밀’

홍기선 감독은 지난 2009년,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통해 사회고발성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홍 감독의 영화가 상영되면서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강하게 일었고 그 결과, 공소시효기간을 3년 남겨두고 사건발생 20년 만에 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의 신작 ‘1급 기밀’ 역시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사회고발성 영화다.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군납문제를 폭로한 해군 소령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홍기선 감독은 곧바로 영화제작에 착수했다.

‘1급 기밀’은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대위가 의문의 추락 사고를 당하고, 이를 조종사의 과실로 만들어 사건을 사고로 위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박대익 중령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국익이라는 미명으로 군복 뒤에 숨은 도둑들의 만행을 폭로하는 박대인 역에는 ‘살인의뢰’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배우 김상경이, 그리고 그와 의기투합해 사건을 파헤치는 열혈기자 역에는 영화 ‘악녀’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옥빈이 캐스팅됐다. 흥미진진한 전개와 우리 사회에 통쾌한 한방을 선사할 ‘1급 기밀’은 이미 2017년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최초로 공개돼 모니터 평점 10점 만점에 9.5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며 호평을 얻었다. 지난 2016년 심장마비로 별세한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 된 이 영화가 이번에는 사회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진실을 향한 그의 갈구가 흥행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년 만에 돌아온 레전드 어드벤처
‘쥬만지2’

‘쥬만지2’가 돌아왔다.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쥬만지’가 전 세계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탓에 속편 제작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당연했던 일이 성사되기까지 무려 2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쥬만지2’는 로빈 윌리엄스 대신 코믹연기의 대가 잭 블랙을 필두로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아온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과 모델 출신 배우 카렌 길런이 두 축을 이룬다. 오리지널 편에서는 주사위를 던져 게임 속 동물들을 현실 세계로 불러냈지만, 이번 속편에서는 반대로 주인공들이 정글이 배경인 비디오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모험을 펼친다. 22년 전 추억의 보드 게임이 오늘날 비디오 게임으로 진화한 것. 현실에서는 10대 소녀, 소심한 공부벌레, 운동신경 제로의 평범한 학생이지만 게임 속에서 잭 블랙과 드웨인 존슨, 그리고 카렌 길런은 각각 중년의 지도 연구학 교수, 거대한 몸집의 고고학자, 무적의 여전사로 분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아바타가 가진 능력으로 미션을 수행한다. 게임과 현실이 뒤섞이면서 이중적인 면모가 부각되는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CG로 실감나게 영상화된 기상천외한 판타지가 볼거리를 선사한다. 2018년 1월 3일 국내 개봉을 확정지은 ‘쥬만지2’가 과연 오리지널 편의 흥행을 뛰어넘어 새 표적인 ‘친한파’로 알려진 잭 블랙이 국내 개봉 시기에 맞춰 또 한 차례 한국을 찾을지 그의 방한 여부도 관심거리다.

한국형 감성 액션 느와르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2017년 프랑스 칸 현지 시사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이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폴 등 일부 아시아 지역 및 독일, 멕시코, 중안미 등에 선판매된 ‘돌아와요 부산항애(愛)’는 오랜만에 만나는 복고풍의 감성 액션영화다. 차세대 한류스타 성훈의 스크린 데뷔작인 이 영화는 느와르라는 장르의 틀 안에서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각자의 길을 걷는 이란성 쌍둥이 형제간의 갈등과 대결, 용서, 화해를 그린다. 성훈은 ‘돌아와요 부산항애(愛)’를 통해 부산 최고의 후계자 ‘태성’ 역으로 완벽 변신, 몸을 아끼지 않은 액션연기는 물론 갈등하는 내면 역기 또한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을 얻었다. 태성과 대립 구도를 형성해 이야기의 한 축을 이끌어 가는 또 다른 쌍둥이 ‘태주’ 역에는 조한선이 캐스팅됐다. 정의감에 불타는 경찰 태주는 자신과 다른 꿈을 꾸는 형제 태성을 쫓으며 총을 겨눈다. 강력한 액션 느와르물인 만큼 남성적이 색채가 짙은 영화지만 여기에 형제의 유일한 버팀목 ‘찬미’의 등장으로 따듯한 사랑도 가미됐다. ‘찬미’ 역을 연기하는 배우 윤소이도 후반부에 놀라운 반전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에 묵직함을 더한다. 이들뿐 아니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공정환, 박철민, 손병호 등이 조연으로 합류해 폭넓은 연기력을 펼친다. 오륙도와 범일동 안창마을, 부산항 7부두 등 100% 부산 로케이션 촬영으로 이제껏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는 1월 4일 개봉된다.

거대한 미로 속 소년들의 목숨 건 탈출
‘메이즈러너: 데스 큐어’

쉴 틈 없는 스릴과 빠른 전개로 전세계에서 6억 6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메이즈러너 시리즈의 마지막 편 ‘메이즈러너: 데스 큐어(Death Cure)’의 개봉일이 1월 26일로 공식 확정됐다. 전편에서 활약한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카야 스토델라리오, 이기홍 등 주연배우들이 그대로 합류해 영화의 흐름을 계속 이어나간다. 데뷔 이후 첫 악역을 맡아 신선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 ‘타이타닉’의 히로인 케이트 윈슬렛 역시 마지막 시리즈에 합류했다. 시리즈의 1편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 ‘위키드’에 의해 실험실의 쥐 마냥 감금당한 채 실험대상이 된 소년들이 탈출을 시도하며 겪는 갈등과 우정을 담았다. 가까스로 탈출한 이들은 ‘위키드’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된 저항 단체를 만나 거대 조직에 맞설 준비를 한다. 그리고 2편은 조직 ‘위키드’에게 끌려간 동료 민호(이기홍)를 구하기 위해 그들이 탈출했던 미로로 다시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미로로 다시 돌아간 소년들이 고문당하고 있는 민호를 어떻게 구출할지, 그리고 그들과 조직 ‘위키드’의 숨겨진 관계가 밝혀진다. 특히 1편에서 죽은 줄로 알았던 캘리의 재등장과, 그녀가 조직 ‘위키드’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년들은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전편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액션신이 등장한다고 알려진 ‘메이즈러너: 데스큐어(Death Cure)’가 과연 ‘시리즈물은 최종편이 최고’라는 영화계의 보편적인 공식에 부합하며 화려하게 대장정의 막을 내릴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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