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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영농기술 곁들여 최고의 미질 전통 이어가
지난해 대한민국인물대상 수상 이어 경영평가서도 ‘A등급’ 평가받아
나랏님 수라상에 오르던 대왕님표 여주쌀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명품쌀’의 대명사다.
‘대왕님표’ 여주쌀을 명품 브랜드로 지켜내는데 주역으로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 여주시 농협조합 공동사업법인 심정보(58세) 대표이사는 이러한 여주쌀의 명맥을 잇고, 전국 최초 정부지정 쌀산업특구를 통해 쌀브랜드 알리기와 지역 쌀산업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점동 출신으로, 여주 대학을 졸업하고 공인 농산물품질관리사와 농산물검사원 자격을 취득한 이래 점동농협 전무, 경기도 RPC 장장협의회장, 농협유통양곡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과 경기도지사상, 농협중앙회장상 수상에 빛나는 심 대표이사를 직접 만나 여주쌀 이야기를 곁들여 여주농협 공동사업법인이야기와 그의 인생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그가 말하는 여주쌀이 정말 우리에게 좋은 이유는 뭘까? 쌀산업 전망과 비전도 들어봤다.
우선 심 대표에게서 여주 농협을 떼어놓고 말할 수는 없을 것같다. 여주 농협과 농협공동사업단 전무 등을 거치면서 회원제를 비롯해 그룹유통제휴 작목반 조직운영 등 공동사업법인 대표에 취임하기가 무섭게 다양한 시스템 운영을 통해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때문에 명품쌀 여주쌀에 관한한 심 대표가 누구보다도 잘 설명한다. 여주쌀이 특화되고 잘 알려진 이유는 지형적 특성을 꼽는다.
“여주쌀이 중부내륙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밤낮 기온차가 큰 곳이거든요. 남한강을 끼고 있고 토질이나 물 이런 것이 다른데와 다르죠. 하늘서 보면 구릉지대인데, 94, 95년 오면서 이천쌀이 여주쌀보다 비싸지는데, 이천에서는 그때까지는 여주보다 가격이 낮았었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면서 이름이 알려진건데, 여주쌀이 뒤처지게 되었었죠. 그래서 절감했죠. '명성만 갖고는 안된다' 하는 것을 말입니다. 진짜 밥맛좋은 쌀 만들어보고, 쌀개방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로 작목반 만들고 좋은쌀 만들기에 그대로 이행해온겁니다. 농업인들이 따라올 수 밖에 없게 된 거죠. 좋은 쌀, 미질좋은 쌀 만든다는 것이니까요."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과 함께 여주 쌀산업특구 지킴이
이러한 여주쌀을 앞세운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 하는 일이 궁금했다. 여주시 농협하고 기능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의 답은 시원시원했다.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쉽게 말해서 여주시 양곡사업을 통합해서 하는 법인입니다. 8개서 하던 것을 한 군데서 통합 관리, 수매관리, 그리고 출하를 하는 일을 하는 곳이 바로 공동사업법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여주와 같은 브랜드를 전국에 100개 가량 육성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인데, 이는 해당 시군에 하나정도씩 하겠다는 양곡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마흔개 남짓 돼있는 실정이다. 좋은 지형적 특성을 갖는 여주쌀이 좋은 미질로 판명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소에 대해서도 물었다.
"밥맛을 결정하는 요소가 먼저는 품종이고 그 다음은 재배기술입니다. 단백질 햠량과 아미노산 함량이 낮아야 하고, 과거엔 퇴비 아닌 화학비료로만 지으니 밥맛이 처질 수 밖에 없지요. 가을에 타작하고 볏짚을 그대로 활용하고 해요. 맞춤비료를 자체 제작해 사용하고 있구요."
사실 심 대표는 그간 지역사회를 위해 온 몸을 바쳐왔다고 할 수 있다. 공동사업법인 출범 첫해, 50헥타를 시험재배해서 작년도에는 대대적으로 경작했다. 도복(벼가 넘어지는 것) 방지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서 전문가들을 불러오고, 교육도 받도록 했다. 거저 얻어진 경작기술은 아니었다. 과학적 농법으로 변모했다. 만일 벼가 안쓰러지게 한다고 비료를 많이 주면 단백질 많아져서 밥맛이 떨어질 수가 있다. 여주가 쌀산업특구이면서도 이대로는 안된다고 하는 점에서 경작 회원들 모두가 공감하고 했다. 약정서대로 따라오지 않으면 작목반에서 탈락시키는 방법도 주효했다.
또 한 가지 사실은, 요즘 농사법은 과거와는 아주 딴판이란 점이다. 역시 좋은 쌀은 품종이 제일 중요한데, 품종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에게 물었다.
"정부에서 품종을 선택하게 되는데, 지역별로 다 다르고, 그 지역에 잘 맞는 품종이 있죠. 하지만 품종 개발에서는 우리나라가 매우 미약한 것같아요. 한번은 우리나라 품종이 좋다고 하여 그걸 한번 (선택)해봤는데, 밥맛이 계속 좋지를 못했어요. 소비자들이 금방 알아요. 다수확 통일벼도 있었듯, 이후 품종개발에 정부가 주력해왔죠. 그런데 여주지역은 고품질로 재배해야 하는데, 최근 나온 품종으로 재배를 해보니까 실제로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여주지역은 고품질 벼를 재배해야하는 까닭이었죠.(웃음)"
한편, 여주에서는 연간 2만9천톤(75만가마) 정도를 수매한다고 한다. 이정도 물량이라면 전국에서 세번째 손가락 안에 드는 물량인 셈이다.
글로벌시대에 맞춘 품종개발과 판로 개척 부단한 노력
- 생산도 중요하지만 판매도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우선 가공부문에, 가령 사과도 금방 깎아드셔야 하듯 쌀도 미질이 떨어지는 것은 산화돼서 그런거거든요. 일정 온도가 돼면 숨을 쉬는데, 산화가 되거든요. 진공으로 포장하여 보관하면 도정상태를 유지하고 쌀벌레를 막을 수 있습니다. 포장 단위도 10kg이 제일 크고 5kg, 3kg 식으로 작은 포장을 요즘은 주로 합니다. 포장 기계가 전부 주문제작해서 개발해놓은 겁니다. 유통도 직거래 방식을 도입하는데요,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소비자에게 실익이 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선하게 싸게 구입하고 여기에다 특산품을 얹어주니까 소비자들이 좋아 하더라구요."
- 판로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회원 전용쌀로 회원들에게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도 도입하고요, 회원의 날은 가을에 운영을 하고 평가회도 갖는 등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질로도 이기고 가격으로도 이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원은 아직 많이 늘지는 않으나 홍보에 주력해가겠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는 단계를 줄이는 건데, 누가 봐도 싸게 판다는 것은 소비자들께서 더 잘 아시잖아요."
- 진공포장은 글로벌 시대에 수출용으로도 굉장히 호평받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있는데, 올 대회에서도 우리쌀 홍보를 해서 수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 수출은 대개 10개국 가량 중에 제일 큰 곳은 중국이에요. 물량은 중국으로 가야 크고, 원래 소비량이 크니까 현재 나가는 곳은 홍콩쪽이고, 한인회 통해서 캐나다 등에도 나가고 있습니다."
한때 여타 지역에 빼앗겼던 최고 명품쌀 명성을 되찾고자 힘든 과정도 마다했던 적이 있다. 서울 가산디지탈단지역, 경기도 킨텍스 등에서 계속 출근시간에 홍보를 하기도 했었다.
“작년에 1500톤을 생산했는데 이마트에서 다 달라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회원제에도 써야 하고 하니 700톤만 공급하겠다 해서 요구의 절반만 공급했던 적도 있습니다. 최고브랜드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거 같애요. 냉장보관쌀에 관한 얘긴데요, 이거를 저희가 2006, 2007년도 개발해서 시판했어요. 당시는 멋쟁이들이 먹을 만큼만 냉장보관하라 했는데, 외국에도 수출하고 선물용으로도 사가고 했죠. 인기를 되찾으며 판로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전국 RPC 경영대상’이어 농협중앙회 ‘NHQ농협인증쌀’에도 선정
- 글로벌시대 쌀 경쟁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경영전략을 갖고 계신지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수출쪽에 포커스를 맞출거에요. 국내에만 머물게 아니라 세계최고의 품질로 경쟁하고, 한상대회에서도 선보이고, 회원제를 1만명 목표로 지속적으로 홍보해갈 겁니다. 불교방송국과도 업무협약맺어 그곳 3만명 회원들에게 널리 홍보하는데 도와주고 있습니다. SK와 제휴해서 회원들을 확보하고 있고요..."
여주 라이스클럽을 이끌고 있는 심 대표는 쌀 수입개방과 각국 FTA 체결로 인한 국내 쌀 산업을 지키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쌀산업이 무너지면 안됩니다. 컴퓨터 항공우주산업등도 중요하지만 쌀이 무너지고 나면 쌀이 무기화되는 경우라든가, 가격급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을 겁니다. 우리밀이 육성하다가 실패했잖아요. 외국 밀이 들어오면서 우리 밀가루 산업이 바뀌었잖아요. 쌀 산업이 밀 산업에 비하겠습니까?...”
여주의 쌀산업특구를 지켜가며 국내 쌀산업을 지키고자 하는 그의 비장한 각오도 묻어난다.
“지금 관내 농업쪽에서는 얘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 정치적인 욕심은 없고 쌀산업 안정화와 농민 소득증대에 힘쏟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 덕분에 그는 2014년 대한민국 인물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는가 하면, 여주쌀 회원제 운영과 SK와 OK캐시백 제휴, 고품질 쌀작목반 운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얻어 ‘전국 RPC 경영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김 대표와 공동법인의 노력에 힘입어 여주쌀은 총 매출에서 지난 2013년산 수매량 감소로 인해 전년도보다 다소 감소하기는 했으나 쌀 판매는 전량 소진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경영평가에서도 A등급으로 확정돼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자금의 수혜를 받은 바 있다. 또 한국소비자단체 주관 ‘지역을 빛낸 쌀’로 선정되었으며, 2013년산에 이어 농협중앙회 ‘NHQ농협인증쌀’에도 선정, 여주쌀의 명성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순동 기자 k-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